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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예술이 예술과 삶의 경계를 허문 방식

by MoneywiseHome 2025. 8. 14.

몸과 시간으로 이루어진 예술

행위예술(Performance Art)은 1960년대 이후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과 달리, 작가의 몸과 행동을 직접 매개로 하여 예술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장르다. 이 예술 형식은 작품이 완성된 물질적 결과물이 아니라,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발생하는 사건 그 자체에 중점을 둔다. 행위예술은 회화와 조각이 지니는 영속성을 거부하고, 예술이 일시적이며 변화하는 경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무대 위에서뿐만 아니라 거리, 공공장소, 심지어 사적인 공간에서도 퍼포먼스를 펼치며, 관람자가 그 현장에 참여하거나 목격함으로써 작품이 완성된다. 이러한 특성은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흐리게 하며, 예술이 사회, 정치, 문화적 맥락 속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와 요셉 보이스의 작업 세계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ć)는 극한의 신체적·정신적 한계를 탐구하는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대표작 <리듬 0(Rhythm 0)>에서는 테이블 위에 72개의 물건을 놓고 관람객이 이를 사용해 작가에게 아무 행동이나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실험은 인간의 폭력성과 관람자의 윤리적 선택을 드러내며, 예술이 단순한 시각적 체험을 넘어 도덕적·심리적 실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요셉 보이스(Joseph Beuys)는 ‘모든 인간은 예술가다’라는 신념 아래 사회적 조각(Social Sculpture)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퍼포먼스를 통해 정치적 발언과 교육적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대표적으로 <코요테와 함께 한 3일(I Like America and America Likes Me)>에서 자신을 코요테와 함께 폐쇄된 공간에 가두어 인간과 자연, 문화와 야생의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두 작가는 행위예술이 지닌 강력한 상징성과 참여성을 극대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현대 사회와 디지털 시대 속의 확장

행위예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강력한 사회적 발언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정치 시위, 환경 운동, 젠더와 인권 문제를 다루는 퍼포먼스는 대중 매체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전 세계적인 공감과 논의를 촉발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퍼포먼스는 이제 물리적 현장을 넘어 가상공간에서도 실현된다. 라이브 스트리밍, 인터랙티브 웹 퍼포먼스, 증강현실(AR) 퍼포먼스 등은 행위예술의 새로운 형식을 창조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퍼포먼스가 여전히 ‘시간과 공간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라는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기술과 결합해 확장 가능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궁극적으로 행위예술은 예술이 고정된 물질적 형태를 넘어 인간 경험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끊임없이 재창조될 수 있음을 입증하며, 예술과 삶의 경계를 완전히 허문 현대미술의 대표적 흐름으로 자리잡았다.